하반기 관망세 심해질 듯.. 대출 규제 효과는 6개월?
분위기가 급변하자 8월 거래는 주춤한 모습이다.
서울아파트는 8월 3723건이 거래됐다. 실거래가 신고 기한 (1개월)때문에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7월 보다는 거래량이 줄어든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마포구 아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아파트 값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수요자들이 추격 매수가 부담스럽다면서 관망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호가는 여전히 강세지만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매도 희망자들도 급해졌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달 초 7만 6000여건으로 감소했던 서울아파트 매물 건수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현재 8만건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관망세가 심해진다는 전망이 많다.
문제는 정부의 대출 규제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 여부다.
규제 효과가 나타나도 그 효력이 6개월에 그쳤다.
실제로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담대 금지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확대 등이 담긴 문재인 정부의 18번째 부동산 대책(12.16대책)은 은행들에 주담대 규모를 줄이는 식의 유의미한 결과를내지 못했다.
2019년 3분기와 4분기에 2%대를 기록했던 은행권의 가계 주담대 증가율은 12.16대책 이후인 2020년 1분기 들어 1.6%대로 떨어졌지만 2020년 2분기부터 다시 1.9%로 상승했다.
규제가 도입되고 6개월이 지난 시점인 2020년 3분기부터는 증가율이 2.5%, 3.1% 등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규제 도입후 분기별 효과를 분석한 결과 2개 분기까지는 규제 영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했지만 이후에는 무의미했다.
연말 갈수록 전세시장 향방 주목해야
결국 장기적인 주택시장 방향을 예측하려면 금리보다는 미분양과 전세지장 두 지표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
전세가격이 하락하면 매매시장 안정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2022년 말부터 1년간 지속된 집값 안정세는 전세가격 하락을 동반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대비 전세가 비율은 53.9%다.
표본 개편이 있었던 2022년 11월(53.9%)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금리인상 이후 전셋값이 급락하고 역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지난해 4월 50.8%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아파트 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며 전세가율이 오르기 시작해 작년 7월(50.9%)이후 지난달까지 1년째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측면에서 올 11월 시작될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영향을 줄지가 1차로 체크해야 할 포인트다. 2018년 9.13대책 직후 송파 헬리오시티 등 입주장이 겹치면서 다음해 6월까지 하락세가 지속된 사례가 있다.
전국 미분양 현황도 주목해야 하는 데이터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7월 주택동계에 따르면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1만 6038가구로, 6월(1만 4856가구)에 비해 8% 증가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해 7월(9041가구)이후 12개월 연속 증가세다.
준공 후 미분양은 건설사와 시행사의 자금 부담으로 이어져 중소업체의 경우 줄도산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중소 건설사가 많은 지방에선 부동산 경기 악화로 미분양이 점차 심해지고 있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 중 수도권은 2900가구에 그쳤다.
지방은 1만 3138가구로 한 달 새 1173가구나 늘었다.
특히 전남은 875가구 증가한 2502가구에 달했다.
경북은 6월보다 290가구 늘어난 1239가구로 나타났다.
서울 부동산 시장이 아무리 뜨거워도 전반적인 건설시장이 침체하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